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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세이

[부록] 오늘도 버티는 중입니다.

by 미리내달 2026. 5. 31.

 

부록 1. 아무도 말 안 해준 것들

 

신입 때 가장 무서웠던 건 일이 아니었다.

모르는 게 티 날까 봐, 실수할까 봐, 눈치 못 챌까 봐. 그 긴장이 하루 종일 어깨에 얹혀 있었다. 체크리스트가 그걸 다 해결해 주진 않는다. 그냥 아무도 먼저 말 안 해줬던 것들을 여기 적어둔다.

 

출근 전

준비물보다 마음이 먼저 흔들리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전날 밤 유니폼을 미리 꺼내놓는 것만으로도 아침이 조금 덜 무겁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출근 전 10분이 하루 컨디션을 꽤 바꾼다.

머리도 전날에 미리 감고 잔다. 데이때는 늦잠 자고 늦게 일어날 수 있으니깐.

실수 줄이는 팁

실수를 안 하는 방법은 없다.

다만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것과, 실수했을 때 숨기지 않는 것. 그 두 가지가 신입 때 가장 중요했다.

오더는 읽고 나서 한 번 더 읽는다. 헷갈리면 확인한다. "한 번 더 확인하겠습니다"는 말이 틀린 채로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비슷하게 생긴 약, 비슷한 이름의 환자. 익숙해질수록 방심이 온다. 익숙할 때가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하는 타이밍이다.

실수하고 나서 혼자 끌어안고 있으면 더 커진다. 말하는 게 무섭지만, 말하지 않는 게 더 무서운 결과를 만든다. 선배들도 다 신입 때가 있었다. 대부분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