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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세이

요양병원 간호조무사 할 일 (E)

by 미리내달 2026. 5. 15.

시골 요양병원이었기 때문에 출퇴근길이 꽤 길었다.
그래서인지 늘 통근차를 타고 다녔고, 병원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인수인계를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물품 체크는 대체 언제 했던 걸까 싶다.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가다 보면 그런 기억은 희미하게 날아가버린다.

오후에는 라운딩을 돌며 환자 수액 상태를 확인하고, 원장님 라운딩에 맞춰 필요한 준비를 했다. 신환이 들어오는 날이면 분위기가 금방 분주해졌다. 인수인계 준비를 다시 해야 했고, 수기로 차팅까지 작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전산보다 수기 기록이 더 많았던 시절이라 차트 더미가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 되면 투약 보조와 식사 보조 업무가 이어졌다. 병실마다 간병사님들이 상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간호조무사는 중요 환자 위주로 커버하는 분위기였다.
애초에 인력 자체가 많지 않았다. 병원 구조도 특이했는데, 중환자실 병동과 일반 병동이 따로 있었고 층마다 간호사 한 명씩 상주하는 형태였다. 자연스럽게 한 사람에게 몰리는 업무가 많았다.

체위 변경이나 기저귀 케어는 대부분 간병사님들께 의존하는 편이었다.
그때의 나는 아직 어렸고, 솔직히 말하면 속으로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기저귀 케어까지 해야 하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 포괄병동에 들어가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 시절의 고민조차 추억처럼 느껴질 정도로 더 많은 업무와 현실을 겪게 되었으니까.

병원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 병원의 이브닝 근무 하나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퇴근도 비교적 빨랐다. 대신 나이트가 길지만
해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 퇴근길 버스를 타던 그 시간의 공기만큼은 아직도 희미하게 기억난다.

핀터레스트:https://pin.it/39ZAligRw

본 글은 에세이다. 그것도 몇년 지난 에세이! 참고 해주시길 바란다 요즘에는 수기챠트 EMR로 바꾸는 추세다. 여기 병원도 바꿨다.